About Attack

공격 : 누가 누구를


사람은 소통한다.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말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몸의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힘의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전기 신호, 분위기 조성, 예술 작품 등 모든 것이 사람간의 소통을 위한 매개체다. 요새는 한층 더 다양해졌다. 거리와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시대다. 언어와 문명이 생기기 전의 인간 최초의 소통 방법은 무엇일까?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그들의 방법은 바로 ‘공격’이었다. 내가 아닌 다른 대상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은 오로지 그것이었다. 이후에 언어가 생겨나고 문명이 생겨나고 윤리가 생겨났다. 다양한 관계를 맺고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게 된 사람들은 평화로운 소통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최초부터 우리와 함께했던 익숙한 소통방식인 ‘공격’이 언제든 치고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평화로운 소통 안에서 가면으로 위장하고 감춰져 있든,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든 잠재된 공격성은 인간의 소통 과정에 늘 감춰져 있다. 우리는 소통할 수 밖에 없는 존재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언제든 공격할 수도, 공격받을 수도 있는 위치에 놓여진 존재다. 공격과 공격에의 대응이 만들어낸 수많은 관계 속에서 생채기와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다. 생면부지의 지구 반대편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현시대는 그래서 더 부담스럽다. 디자인의 가장 큰 화두는 어떻게 더 잘 소통할 수 있느냐에 대한 탐구이다. 이 나날이 복잡해져 가는 세상에서 무엇을 믿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우리 전시는 공격이란 주제와 엮어 세상과의 소통에 관해 고찰하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제시해보고자 한다.

누가 누구를’은 공격과 소통의 교집합에서 찾아낸 다양하면서도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 문장이다. 첫째, 공격과 소통은 주체와 객체가 있어야 일어나는 일들이다.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우리는 누군가를 공격하기도 하고 공격받기도 한다. 무조건 자리가 정해진 갑과 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따라 시간에 따라 흐름에 따라 쉴 새 없이 바뀌는 것이 바로 소통에 있어서 우리의 주체와 객체의 위치이다. ‘누가 누구를’은 그 끊임없이 바뀌는 공격과 수비의 위치를 표상하고 있다. 둘째, ‘누가 누구를’은 <누가 누구한테 감히 지적질이야> 같은 표현처럼, 구어적으로 누군가의 언행에 관해 ‘자격’을 되묻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누군가의 언행에는 자격이 필요한 것일까? 감히 그래도 되는 것일까? 우리는 이런 자격을 되묻는 행동을 꼬집어보는 계기로 삼아보려고도 한다. 마지막으로, ‘누가 누구를’의 뒤에는 신기하게도 부정적인, 혹은 공격적인 서술어가 올 것 같은 미묘한 느낌을 받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타인에 대한 뒷담화 현장에서 자주 보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타인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곤 하는 사람의 심리를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누가 누구를’은 주체와 객체에 관한 소통, 그리고 공격에 관한 다양한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다. 다양하면서도 불분명한 의미 만큼이나 그 해석 또한 각기 다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상의 모든 소통과 이를 동반한 공격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찰과 해석, 방향성을 제시하려 한다.